NDI-차세대 네트워크 IP 비디오 ③ 소스 공유와 연결 설정의 편의성
※ 이 기사는 2016년 12월호 비디오 플러스에 게시된 기사입니다.
작성 : 디브이네스트 이광희
전편에서는 전송 대역폭과 매체의 물리적 한계로 인해 왜 IP 비디오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기술적인 배경을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IP 비디오를 사용하면서 얻어지는 구체적인 장점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소스 공유와 연결 설정의 편의성
맨처음 글에서 살펴본 것처럼 IP 비디오는 기존의 SDI를 기반으로 장비와는 달리 장비간의 직접 연결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SDI 기반의 시스템 구성은 어떤 장비를 사용하더라도 직접적인 영상 케이블로 연결되는 직관적인 과정이 요구되기 때문에 시스템 구성 전체를 눈으로 보고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IP 비디오는 직접적인 장비간의 연결없이 네트워크를 통해서 연결이 이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각각의 소스를 구분해서 이름을 붙이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사실 SDI 기반에서는 연결에 이름을 붙인다고 해도 각 장비들은 이것이 어디에서 오는 소스인지 판단할 수가 없다. 그러나 IP 비디오에서는 소스별로 이름이 붙기 때문에 장비에서 받아들이는 소스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쉽게 알 수 있다.
IP 비디오는 소스를 개별로 인식한다
이것을 쉽게 설명하면 우리가 TV를 통해 영상을 보는 것과 DVD 플레이어를 통해 영상을 보는 것의 차이라고도 할 수 있다. DVD 플레이어에서 나오는 영상은 나만 볼 수 있지만, 이것을 TV 채널로 만들면 해당 주파수를 수신할 수 있는 모든 TV에서 이 영상을 볼 수 있게된다. 그렇기 때문에 DVD 플레이어와의 연결에는 채널이 필요가 없지만 TV를 보기 위해서는 각각의 영상에 채널이라는 것을 붙여서 소스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IP 비디오도 마찬가지로 네트워크에 존재하는 IP 비디오들은 채널에 해당하는 고유 ID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을 가져다 입력으로 사용하는 장비들은 그 ID로 영상을 구분해서 입력을 받으면 된다.
그리고 IP 비디오도 TV와 동일하게 ‘멀티캐스트’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해당 소스가 필요한 장비들은 모두 동시에 연결이 가능하다. 마치 TV의 같은 채널을 보는 것처럼.
IP 비디오는 영상 소스를 TV처럼 네트워크로 전송하는 개념이다
소스의 중복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은 다시 말하면 IP 비디오를 위해 별도의 라우터나 매트릭스가 필요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전송과 송수신을 위한 장비 구성이 극도로 단순해지기 때문에 이를 위한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IP 비디오로 전환했을 때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네트워크만 연결되어 있다면 해당 네트워크의 대역폭 내에서 별도의 케이블을 추가하지 않아도 여러개의 소스를 전달하는 것이 가능하다. 현재 일반적인 PC를 위해 많이 사용되고 있는 기가비트 이더넷을 사용한다고 가정해보자. 뉴텍의 NDI라는 IP 표준 규격은 1080/60i의 HD 영상을 100Mbps로 압축해서 전송한다. 따라서 하나의 기가비트 이더넷 케이블만으로 총 8개의 소스를 입력 받을 수 있다.
또한 이더넷 표준은 업링크와 다운링크가 별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이중방식(Full-Duplex)를 지원한다. 즉 하나의 랜케이블 만으로 8개의 HD 영상을 전송받으면서 동시에 다른 8개의 소스를 전송해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기존의 방법대로라면 16개의 SDI 케이블을 새로 포설하고 라우터를 추가해야만 할 수 있는 일을 그저 하나의 랜 케이블, 그것도 기존에 사용하던 것을 그대로 이용해서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매력적인 일이다.
비디오 소스를 공유해서 사용할 필요가 있는 대규모 제작 프로덕션에서 우선적으로 IP 비디오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다양한 포맷과 용도별 사용 방식의 통합
IP 비디오를 사용하는 두 번째 이유는 다양한 포맷을 아우르는 통합성이다.
디지털 영상의 발전은 NTSC 규격을 갖추었던 SD에서부터 HD, 4K, 8K까지 짧은 시간동안 급격한 변화를 이루었다. 이 발전과정에서 각각의 영상 포맷을 전송하기 위한 인터페이스 규격은 그야말로 버라이어티하다고 할 수 있으며 여기에서 파생된 3D, HDR, VR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위한 규격까지 고려한다면 그동안 영상 시장은 인터페이스와의 전쟁을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상 포맷의 발전과정
영상 전송을 위해 SDI, 3G-SDI, 12G-SDI, HDMI, Display Port, Optical Fibre, 3G-Quad SDI 등의 인터페이스가 만들어졌으며 차세대 영상인 UHD 전송을 위해서는 아직도 합의가 안된 상황이다.
심지어 일본 NHK에서는 8K/120p 중계를 위해 72개의 3G-SDI를 사용한 인터페이스를 구성한적도 있다.
8K 방송을 위해 NHK에서 사용했던 케이블 연결방식
하지만 IP 비디오는 해상도라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IP로 전송되는 비디오 스트림 신호에는 해상도와 코덱 등의 규격이 정의되어 있겠지만 이를 전송하는 물리적인 레벨에서는 해상도라는 개념이 없고 단지 대역폭만으로 모든 것을 규정한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를 한번 생각해보자. 현재 한국의 고속도로는 4개 이상의 바퀴를 가지고 엔진으로 동작하는 자동차들이 시속 100Km로 달리는 것을 규칙으로 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이것만 만족시킨다면 그것이 경차이건 버스건 트럭이건 상관없이 모두 1대의 자동차가 운행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경차가 작다고 해서 자동차 0.5대, 버스가 더 크다고 해서 자동차 2대라고 부르지 않는다. 모두 동일하게 자동차 1대이다. 다만 다른 것은 도로를 점유하는 크기, 즉 대역폭만 차이가 발생한다.
IP 비디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해상도의 개념은 영상 소스를 전송하고 수신하는 양 끝단의 장비에서 인지할 뿐, 네트워크 자체에서는 해상도의 개념이 없다. 그저 넓은 대역폭을 차지하는 큰 데이터인지, 작은 대역폭을 차지하는 작은 데이터인지만 판단한 뿐이다.
이런 특성은 영상 포맷이나 부가 서비스에 따라 인터페이스가 변경되지 않아도 됨을 의미한다. 해당 대역폭을 처리할 수만 있다면 그것이 HD 영상이든지, 8K 영상이든지 상관하지 않는다. 따라서 다양한 규격의 영상을 동일한 네트워크 인터페이스로 전송할 수 있기 때문에 영상 규격이 바뀐다고 해도 이로 인한 하드웨어적인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가장 이상적인 구성은 카메라, 데크, 스위쳐, 레코더 등의 영상 장비들이 직접 IP 비디오를 처리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것이다. 물론 향후 IP 비디오로 직접 입력과 출력을 지원하는 제품들이 출시되리라 예상되지만 아직은 IP 비디오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아래 그림처럼 기존의 장비들을 IP 비디오 규격으로 변환할 수 있는 일종의 컨버터가 필요하다.
소니와 그래스밸리 등의 업체들은 하드웨어적인 IP 변환을 위한 제품을 출시하면서 차세대 UHD 규격인 4K 제작에 대한 표준으로 IP 비디오를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뉴텍은 현실적인 네트워크 대역폭의 한계와 지나치게 비싼 하드웨어 방식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NDI’라고 불리는 네트워크 표준을 만들어서 개발사들에게 무상으로 ‘SDK(개발자용 도구모음)‘를 공급하는 등 IP 비디오 보급화에 힘쓰고 있다.
IP 비디오 변환을 처리하는 소니 NXL-FR318, 그래스밸리 GV Node, 뉴텍 NDI Connect Pro
지난 기사부터 다시 정리를 해보자면 IP 비디오로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하는 원인과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차세대 UHD 규격이 등장하면서 전송 대역폭이 급증하였다
– 기존 SDI 케이블은 물리적인 전송속도 한계로 인해 UHD 전송에 불리하다
– IP 비디오는 현존하는 광 네트워크 환경을 토대로 영상 데이터를 전송하는 과정이다
– 이를 통해 소스의 다중 공유가 가능해져 비디오 라우터 등의 장비가 줄어든다
– 추후 영상 규격이 변경되더라도 인터페이스는 그대로 유지된다
– IP 비디오 컨버터를 통해 다양한 영상 소스를 IP 비디오로 변환할 수 있다
이어지는 다음 기사에서는 IP 비디오의 종류와 구체적인 구현 방안에 대해 살펴보고 실제 IP 비디오를 구성하는 압축 코덱과 처리, 송수신 과정의 이해에 대해 다루어 보도록 하겠다.
※ 이 기사는 2016년 12월호 비디오 플러스에 게시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