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C 2015
– 암스테르담 방송 전시회 참관기 1 –
네델란드의 수도인 암스테르담에서 매년 9월 개최되는 방송기기 전시회인 IBC 2015는 한국에서 지리적으로 멀리 위치해있기 때문에 많은 한국인들이 참여하지 못하는 듯 하다. 하지만 미국 라스베가스의 NAB, 동경의 InterBEE와 더불어 세계 최대의 방송기기 전시회이기 때문에 충분히 참가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특히 유럽이라는 특수한 상황의 시장에서 방송장비들이 어떻게 적용되고 어떤 이슈들이 생기는가를 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궁극의 기술력을 선보이는 일본 전시회와 중소기업들의 엄청난 참여가 돋보이는 미국 전시회, 실용성의 끝판왕인 중국 전시회와는 또다른 매력이 있는 곳이다.
굳이 꼭 집어 이야기하자면 여유로운 실용성이라고나 할까… 다른 나라에 비해 전시장이 비교적 조용하다는 점과 업체 설명을 연세가 지긋하신 임원 분들이 진행한다는 것도 특이한 점.
아무튼 전시장 입구에는 여러 주요 제조사들의 대형 광고판이 선보였고, 올해에는 뉴텍, 블랙매직, 아토모스 등이 대부분의 광고판을 차지하고 있었다. 특히 뉴텍은 ‘IP 프로덕션 워크플로우’라는 슬로건을 걸고 나왔는데 IP를 ‘ImPact’라고 풀어 놓음으로써 대대적인 혁신이 있을 것임을 암시하고 있었다.
맨 처음 찾은 곳은 블루피쉬444 (www.bluefish444.com)의 부스였다. 미팅이 있어서이기도 했고… ^^
이곳에서는 RGB444 12비트로 동작하는 I/O 카드인 슈퍼노바 S+와 뉴트론 터보를 시연하고 있었는데, 최근 HDR에 대한 관심을 다시 높아지면서 소니나 RED, ARRI와 같은 고성능 카메라 제조업체들과의 제휴에 큰 이슈가 되고 있었다.
국내에서도 유명한 DI 도구인 스크래치를 활용하여 소니 카메라의 HDR 색보정 과정을 RGB 444 12비트로 진행하는 과정을 보여주었는데, 이동형 워크스테이션을 가지고 직접 실시간 DI 출력을 사용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었다.
또한 차세대 DI 도구로 떠오르고 있는 ‘마퀴오스 (Marquise)’와의 연동도 매우 뛰어났으며 블루피쉬 부스와 마퀴오스 부스에도 모두 슈퍼노바 S+ I/O 카드를 활용한 색보정 과정을 볼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생소하지만 유럽과 일본에서는 이미 많은 사용자를 가지고 있는 제품이다.
비텍(www.vitec.com)에서는 자사의 IPTV 솔루션인 ‘EZ TV’를 비롯해 아카이브 장비와 실시간 레코더 등을 선보였다.
EZ TV는 더욱 발전하여 동시 25개 화면 모니터링 및 녹화, 고급 암호화 전송, 사용자 관리, 셋탑박스 연동 등이 가능했으며 차세대 인코딩 포맷은 H.265 (HEVC) 코덱을 지원하게 되었다. 미국 백악관과 군부대에서 모두 사용하고 있는 IPTV 장비로 이스라엘 기술의 암호화 전송 기능이 특히 탁월한 장비이다.
미니 컨버터 종류 중 하나인 ‘익스텐서 모자이크(Extensor SDI4Mosaic)’는 아주 특이한 기능을 하는 제품이다. 4개의 쿼드 SDI 입력을 받아 HD-SDI 멀티뷰 화면으로 출력하는 기능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4개의 SDI로 출력되는 4K 영상을 받아 4K HDMI로 출력하는 것도 가능하다.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입력되는 4K 영상을 실시간으로 HD-SDI로 다운컨버팅하는 것도 지원하기 때문에 4K 영상 출력을 4K 모니터 없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해야 하는 경우 무척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멀티뷰어 용도로 사용할 경우 HD와 SD를 섞어서 모니터링 할 수 있다는 점도 깨알같은 장점… ^^
EZ TV의 전체 구성도를 랙 캐비넷 하나에 집어 넣은 것이다. 맨 위에 있는 DVB 게이트웨이를 통해 기존의 RF 방송을 모두 EZ TV의 채널로 만들어서 입력할수 있으며, 그 아래에 있는 트랜스코더/인코더는 최대 52개의 HD-SDI / HDMI 채널을 인코딩하여 EZ TV의 채널로 만들 수 있다.
그 하단의 미디어 로깅 & 레코딩은 실시간으로 IPTV를 보면서 녹화하고 싶은 채널을 그대로 녹화하여 VOD 채널로 등록하는 경우 사용되는 서버이다. 녹화가 종료되기 전에 VOD 채널로 등록할 수 있기 때문에 실시간 타임 쉬프트 지연방송을 진행하기에 적합한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비텍의 다른 세션에서는 FS-T2001 XDCAM 하이브리드 레코더와 FS-H70 H.264 레코더를 동시에 선보이고 있었다.
T2001 레코더는 HD-SDI 입력을 받아 XDCAM 표준 MXF로 녹화하는 데크로서 SxS 메모리 듀얼 슬롯을 가지고 있어 끊김없는 녹화가 가능하다. 또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SxS 메모리가 없어도 내장되어 있는 250GB의 하드디스크에 동일하게 XDCAM 코덱으로 레코딩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하이브리드 레코더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녹화된 MXF 파일은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FTP 전송이 가능하다. 이를 잘 활용하면 미디어 이동이 전혀 필요하지 않은 획기적인 워크플로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FS-T2001
FS-H70은 HD-SDI 신호를 입력받아 하나는 루프로 돌려주고, 그 신호를 그대로 H.264로 인코딩하여 실시간으로 SD 카드에 녹화하는 장치이다. 녹화 포맷은 최대 8Mbps의 대역폭을 가지기 때문에 고화질 HD 인터넷 방송이나 아카이브 용도의 저장으로 적합하다.
아직까지도 용량이 적은 H.264 코덱으로 실시간 레코딩하는 독립기기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무척 유용하게 사용 될 수 있는 제품이다.
FS-H70 제품 역시 네트워크 기능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장소에서든지 녹화본을 메인 스테이션에 전달할 수 있다.
만일 부산에서 촬영하고 있는 현장의 상황을 서울에서 곧바로 받아서 편집해야 한다면 FS-H70에 직접 네트워크를 통해 들어와서 원하는 파일을 모니터링 한 후 곧바로 다운로드 할 수 있는 웹브라우저 관리 도구를 내장하고 있다.
FS-H70은 별도의 독립 장비이기 때문에 이렇게 진행하는 네트워크 작업이 카메라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으므로 안정성 면에서도 추천할말한 사용법이다.
지나가다 그냥 찍어본 어도비 부스… 많은 사람들이 않아서 강의를 듣고 있었다. 다음에 들른 블랙매직에서 다빈치 리졸브를 통해 본격적인 NLE를 지원하는 것에 무척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듯 하다.
역시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블랙매직 디자인 부스. 이번 전시회에서도 신제품들이 대거 출시되었다.
아래 사진은 URSA 미니… 본격적으로 방송 제작에 사용할 수 있도록 B4 마운트를 제공하기 시작했는데… 후반 작업이 필수라서 한국에서의 활용도는 그다지… 큰 기대가 힘들듯…
이 아무렇지도 않게 전시되어 있는 마이크로 시네마 카메라와 비디오 어시스트는 여러 업체를 죽일 수 있는 제품들… ^^
비디오 어시스트 때문에 아토모스가 대거 4K 시장으로 도망간걸로 보이기도 한다.
테라넥스는 이제 전 제품이 다 출시된 것 같다. 특히 나오지 않을 것 같았던 12G와 쿼드 SDI 컨버터가 출시되면서 이제 4K에 대한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제품의 안정성과 수급 상황이 관건이다.
워낙 다양한 제품을 저가로 풀어버리다 보니 퀄리티 체크 면에서 여러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블랙매직의 고질적인 면이 이제는 좀 해소되길 바래본다.
블랙매직에서도 IP 컨버터가 출시되었다. 이후로 계속 다루게 되겠지만 이번 IBC의 최대 이슈는 ‘IP 비디오’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말 많은 업체들이 IP 비디오 이슈를 가지고 나왔다.
특히 IP 비디오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유럽의 특징도 있겠지만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갈길이 멀어보이던 IP 비디오가 이렇게 빨리 주류로 자리잡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6~7년전의 3D 영상, 2~3년 전의 4K 영상이 신규 비디오 아이템으로 각광을 받았다면 작년부터의 새로운 차세대 비디오는 ‘IP 비디오’가 될 것임을 한눈에 알게 하는 전시회였다.
드디어 뉴텍 부스에 도착했다. 뉴텍 부스 근처에는 다양한 서드파티 업체들이 함께 전시를 하고 있었는데, 특히 라이브엑스퍼트라는 업체는 뉴텍의 가상스튜디오에서 특히 탁월한 기능을 선보이는 CG 전문 업체이다. 이번 TriCaster 어드벤스드 에디션의 출시로 인해 이 업체는 날개를 달았다. 가상 스튜디오의 DSK에서 다양한 위치 설정과 이펙트가 가능해 졌기 때문이다.
뉴텍의 키키와 렉스는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데모의 전설을 기록하고 계셨다… 매년 KOBA에서 만날 수 있는 KiKi는 새로운 뉴텍의 IP 비디오 기능을 설명하는데 열심이었고 많은 이들이 이 기능에 열광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로운 어드벤스 IP 워크플로우의 시연 화면이다. 특히 PGM의 구성에서 각 PIP 영상들 간의 이동과 트랜지션, 이펙트가 다양하게 바뀌었으며, 전 모델에서 8개의 DSK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되었다.
가장 획기적인 변화는 바로 IP 비디오를 뉴텍 트라이캐스터 (TriCaster)에서 기본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 최대 12개의 라이브 입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입력 소스가 늘어났으며, 동일한 뉴텍의 장비로 IP 비디오를 진행할 경우 1프레임의 차이밖에 발생하지 않는 낮은 딜레이 특성을 갖게 되었다.
뉴텍은 이번 IP 비디오 특징을 발표하면서 아예 이것을 ‘NDI (Network Device Interface)’라고 이름붙였다.
오픈 SDK를 발표하기로 공표한 이 ‘NDI’ 기술의 백미는 기존의 네트워크를 교체할 필요없이 곧바로 IP비디오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타사의 IP 네트워크 비디오는 비압축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4~5개의 HD 비디오만 전송하려고 해도 듀얼-10Gbps 네트워크로 전체 네트워크를 다 교체해야만 했었다. 그리고 모든 연결을 광케이블로 바꾸고 고가의 네트워크 카드를 장착해야만 IP 비디오를 쓸 수 있었기 때문에 그동안 중소규모의 프로덕션에서는 꿈도 못꿀 시스템 구성이었던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뉴텍이 이번에 발표한 ‘NDI’ 표준 프로토콜은 시각적 손실 없는 ‘비손실 압축’을 통해 기존 IP 비디오의 1/10 정도의 대역폭만 요구되므로 돈이 많이 들어가는 네트워크의 대대적인 교체작업 없이 즉시로 IP 비디오로 시스템을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뉴텍의 NDI는 이미 매트록스, AJA 를 비롯해 수십개의 개발사들이 참여하여 자사 제품에 적용하기 시작했으며 블랙매직 디자인에서도 4분기부터 자사 장비에 NDI를 적용하기로 했다.
아예 시장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어버린 뉴텍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다음으로 찾은 프로맥스 시스템의 부스… 작지만 깔끔한 부스 구성이 회사의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진다.
2008년 회사를 인수하고 기존의 워크스테이션 업체에서 서버/스토리지 업체로의 완전한 변신을 꾀한 CET 겸 CTO인 제시는 직접 사용자들과 상담하며 신제품 설명 및 기술 설명을 진행하고 있었다.
사장이 직접 개발자의 입장에서 장비를 설명할 수 있는 업체가 얼마나 될까 싶을 정도로 엔지니어 마인드가 투철한 회사이다.
이번에 새로 발표된 플랫폼 온라인 1000이다. 새로운 비교광고로 ISIS 1000을 타겟으로 한것 때문에 유명해진 플랫폼 온라인 1000은 8베이 SAS 드라이브와 함께 2개의 5.25인치 베이를 가지고 있어 확장성이 용이하다.
Avid 미디어 컴포저와 연동하여 사용할 수 있는 공유 스토리지로 네이티브 빈 락이 지원되며 특이하게도 썬더볼트 스토리지를 비롯해 외장 디스크를 사용해서 Avid 공유 작업 등을 진행할 수 있는 유연함이 돋보이는 제품이었다. 특히 용량대비 Avid ISIS의 절반 정도 가격만으로 동일한 시스템을 꾸밀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라 할만하다.
유스트림은 지난 2년동안 계속 줄어든 느낌이다. 특히 실용성 위주의 IBC 전시회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작은 부스에 단촐한 전시여서 그랬는지 사람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초저가로 승부하는 비디유 미니의 OEM 버전인 라이브스트림 미니 정도만 전시품들 중 관심을 보였던 제품이다. 아무래도 스트리밍 수익 외에 별다른 수익 모델이 없다는 것이 라이브스트림의 가장 큰 딜레마가 아닌듯 하다…
가장 먼저 시장에 IP 비디오에 대한 이슈를 던졌던 시너지는 4K를 위한 본격적인 IP 솔루션들을 대거 선보였다.
매트록스는 전통적인 I/O 보드 제조업계의 강자답게 OEM 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최근 어도비 제품에 대한 지원을 중단할거라는 루머가 돌고 있는 상황이라 앞으로의 행보가 어떨지 지켜봐야 할듯 하다. 모나크 등의 인코딩 전용 하드웨어와 함께 4K를 지원하는 다양한 I/O OEM 보드 등을 출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전시회때마다 별로 볼거리를 제공해주지 않는다는 점이 매트록스 전시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라 할만 하다…
AJA는 ‘왠일이지?” 싶을 정도로 단촐한 구성의 전시를 진행하고 있었다. 한때 RED와 블랙매직 카메라를 다 잡아먹을듯이 홍보하던 CION 카메라는 단 3대만이 조촐한 전시를 하고 있었다. 그것도 마리텔도 아닌데 종이접기 중계를 하는 모습이라 산뜻하다기 보다는 칙칙한 느낌까지 주는 구성이라 아쉬웠다.
블랙매직 못지않게 신제품을 다수 출시했는데, 정작 시장에서는 큰 주목을 못받고 있는 것 같아 못내 아쉽…
이미 GEFEN을 비롯해 많은 제조사들이 선보인 바 있는 HD to LAN 컨버터를 AJA 도 출시하였다. 단, 비디오를 압축하는 것이 아니라 원본 그대로 전송하는 개념이라 약간 실제 상황에서의 적용 가능성에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아래 구성이라면 무조건 1:1로만 연결해야 대역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SDI를 연결하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블랙매직처럼 광케이블로 연결하는 거라면 거리의 문제를 해결한다고도 우겨볼텐데… 한가지 장점은 기존의 IP 컨버터와는 달리 IR과 시리얼 신호를 SDI 와 함께 묶어서 전송하고 다시 풀어서 전달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었다는 점이라 이를 위해서 라면 배선의 단순함을 가져올 수는 있을듯 하다….
AJA의 또 다른 재미있는 컨셉인 FS3 – 4K 업컨버터… 기존의 HD 소스를 4K로 업컨버팅 해서 전송한다는 개념인데…
샘플이 좋지 않은것인지, 아니면 장비 성능이 떨어지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품질의 차이를 느끼기가 쉽지 않았다.
차라리 똑같은 40인치대 TV를 두대 가져다 놓고 HD 품질과 업컨버팅한 4K 품질을 보여주었더라면 좀 더 확실한 비교가 되었을거라는 생각이다. 이것도 마케팅 능력의 차이가 아닐런지…
AJA의 다양한 I/O 카드 들이다. 아직 드라이버 문제가 남아있다는 Corvid 시리즈는 HEVC 지원 제품까지 등장하면서 확실한 AJA의 차세대 I/O 카드군을 이끌어갈 모델이라 생각된다.
특히 Corvid 에서는 뉴텍의 NDI 프로토콜을 직접 지원할 예정이라고 하니, 앞으로의 폭넓은 활용이 예상되는 제품이다.
이번 IBC 행사장의 안팍에서 모두 IP 비디오에 대한 이슈가 많았던 행사였다. 행사장의 광고역시 대부분 IP 비디오에 대한 것들이었다. 아무래도 테잎리스 기반의 영상 제작이 주류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 파일을 네트워크로 전송하려는 시도는 어찌보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전통의 강자 ARRI 는 디지털 시대에서 잊혀지는 듯 했지만… Alexa와 Amira를 가지고 나오면서 영화/TV 시장을 씹어먹고 다닌다…
ARRI 담당자의 말처럼 ‘어차피 영상의 룩을 결정하는 것은 렌즈와 감광부인데, 그 외의 것을 디지털로 바꾸었을 때 아무리 저가 제품으로 간다고 해도 그것의 차이는 전체 가격에서 봤을 때 큰 것이 아니다”라는 시장의 논리가 맞는 것 같았다.
즉, 렌즈와 주변기기 등에서 2억이 투자되는데 카메라 바디를 RED나 블랙매직으로 갔을 때 ARRI를 사용하는 것과의 가격 차이가 아무리 커봤자 전체 예산으로 봤을 때는 15%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너 15% 더주고 지금까지 쓰던 ARRI로 할래? 아니면 15% 더 싸게 이제 막 시작하는 RED/블랙매직 으로 할래?”라고 하면 아직 ARRI가 가지는 잇점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의 대형 드라마 제작에서 아직도 ARRI가 가지는 입지는 단단한 편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는 어떨지 아무도 모르지만…
IBC 2015
– 암스테르담 방송 전시회 참관기 2 –
전시회 때마다 사진 찍고 이런 글을 쓰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가도, 그냥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고 이렇게 정리해두면 나중에 나에게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이번 전시회도 다시 좀 끄적여본다…
다른 전문가들이 이미 전시회마다 주요 제품들에 대해 리뷰를 해놓기 때문에 나는 주요 브랜드 들의 제품들 보다는 그냥 돌아가는 이슈와 트랜드 위주로 나만의 생각을 적는 것이니 혹시나 이 글을 보시는 다른분들이 계시더라도 양해를 해주시길… ^^
지나가다 들린 파나소닉 부스는 2002출시된 DVX-100의 후속작인 DVX-200이 4K 지원이라는 슬로건을 내걸로 신제품으로 출시되어 있었다. 지난번 전시회만해도 목업으로 진열되었는데, 워킹모델로 출시된건 이번 IBC 2015가 최초라 생각된다.
DVX-200의 컨셉은 아주 간단하고 똑똑하다. ‘4/3인치로 심도도 조절가능하도 파나소닉 색감은 좋으니까 이걸로 4K 마음대로 찍어라. 우린 H.264만 지원할거니까 고화질 4K를 원하면 쇼군이나 닌자 어쎄신 사용하고, SDI는 하나만 줄거니까 HD-SDI로만 출력해. 4K 라이브 출력이 필요해? 그럼 HDMI 써… 나머진 비싸…’ 라고 간단하게 정리해 버린 셈…
어차피 4K 베리캠이 있는 파나소닉 입장에서 굳이 이런 싸구려(?) 4K 카메라에 그렇게 목숨을 걸만한 이유는 없을테니까… 그렇다고 아직 4K 시장이 큰것도 아니고…
HD-SDI로 출력되는 걸 받아서 비텍의 FS-T2001 같은 XDCAM 네이티브 레코더에 녹화하고 카메라에서는 4K H.264 백업본을 만들어 두어 나중에 4K로 사용할 소스는 카메라에 저장하면서 당장 쓸 HD 소스를 만드는 것도 나쁘지않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파나소닉 역시 IP 워크플로우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었다.
파나소닉 부스에 전시되어 있던 뉴텍 트라이캐스터 TriCaster의 모습. 트라이캐스터를 통해 SDI와 IP 비디오를 하이브리드로 운영하면서 IP 출력까지 진행하는 통합된 모습을 선보였다.
아토모스는 미국보다도 유럽에서 더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는 느낌이다. 새로 출시된 닌자 어쎄신은 누굴 죽이려고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기존의 쇼군에서 SDI 단자를 제거하여 단가를 낮추고 본격적인 4K 레코딩을 지원하기 위한 적절 가격대를 가졌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이밖에도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며 모니터링과 레코딩을 동시에 구현하는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
블랙매직에서 빠져나온 회사답게 빨리 치고 빠지는 전략을 잘 사용해왔는데, 친정인 블랙매직에서 비디오 어시스트를 직접 출시하면서 사실 미래가 불확실해진 업체 중 하나이다. 만일 내년 NAB에서 ‘4K-12G 지원 비디오 어시스트’가 출시된다면 (HDMI 입력을 포함하면서) 아토모스의 미래는 풍전등화가 될 확률도 높다…
대만의 어드벤텍에서는 4K를 IP로 전송하기 위해 HEVC 인코딩을 가속하는 하드웨어와 I/O 보드를 선보였다.
소니의 IP 워크플로우에서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IP 컨버팅 관련 하드웨어를 제조하는 기술력 있는 업체 중 하나이다.
ROSS에서는 대쉬보드라는 의회 중계 컨트롤 시스템을 선보였는데, 마치 한국의 의회 중계 시스템과 비슷한 구성이 재미있었다.
한국의 자랑스러운 제조업체 TV로직에서는 다양한 신제품으로 별도의 전시부스를 운영하였다.
최초의 4K-12G SDI 싱글링크 10비트 프리뷰 모니터인 LUM-240G 모델이 프로토타잎으로 선보였다.
또한 4K 멀티뷰어인 TMV-4000 제품도 선보여서 블랙매직의 16채널 멀티뷰어보다 더 많은 채널인 25채널 멀티뷰어를 지원하고 있었다.
전시장을 빠져나오기 전에 잠시 들렀던 소니 부스…
소니는 수년전부터 계속 IP 비디오로의 전환을 꾀했었는데, 4K로 오면서 점차 그 결실을 맺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모든 워크플로우를 소니로만 연결해야 하는 폐쇄적인 구성 탓에 고민을 하는 곳이 많다.
IP 라이브 프로덕션 구성을 보면 생각보다 많은 서드파티 업체들과 협력 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별도의 홀을 빌려서 전시를 진행했던 소니에서는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였는데,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HDR을 적용한 하이브리드 Log 감마 비디오를 통한 화면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에서도 샘플을 잘못 쓴 이유인지 HDR 영상은 좀 티미해보이는 경향이…
한쪽에서는 소니에 인수당한 소닉파운드리의 사람들이 새로운 소니의 넌리니어 모델인 카탈리스트를 시연하고 있었다. 소니 베가스는 아예 전시가 되어있지 않아서 좀 의아하기도 했다.
소니의 IP 비디오 워크플로우를 구성하는 입출력 구성단에 대만 어드벤텍과 캐나다의 매트록스 제품군이 포함되어 있다.
소니의 IP 워크플로우 구성을 보면 SDI 비디오를 단순히 RTP 변환만으로 네트워크로 실어보내는 구조라서 대역폭이 엄청나게 요구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고가의 광 네트워크 스위쳐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는 것이 딜레마이기도 하다.
이를 위한 실시간 H.264 / MPEG 압축 및 전송 장비, 또는 뉴텍의 NDI 적용 제품군을 활용한 스위칭이 요구되는 이유가 이 때문이기도 하고…
IBC 전시장에서 본 대부분의 업체들이 미디어 링스처럼 IP 워플로우를 가지고 나왔다. 그야말로 대세였다…
삼성에서도 이슈인 HDR 지원 모니터를 출시하여 전시했다.
케이블 제조업체인 벨덴으로 완전히 넘어가 버린 그래스밸리 에서도 ‘Future Ready’라는 슬로건으로 IP 비디오를 전시하고 있다.
그래스밸리도 라우팅 컨트롤과 하이브리드 IP 솔루션을 다양하게 출시했다.
그중 핵심이 되는 것은 GV Node라고 불리는 IP 처리모듈로 그래스밸리의 스위쳐와 IP 소스, SDI 소스를 매칭시켜주는 하드웨어 모듈이다.
실제 DV NODE의 생김새. 내부 모습을 보면 영락없는 일반 네트워크 통신 모듈이다. 단지 후면에 BNC 단자들이 잔뜩 붙어있을 뿐…
일종의 미디어 서버처럼 생긴 이 제품이 그래스밸리 IP 워크플로우의 핵심이 된다.
Avid에서 새로 발표한 ISIS 1000도 뛰어난 가격대비 성능을 자랑하며 전시되어 있었다. 단지 한국 기호에 맞지 않는 3.5인치 하드디스크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사용자들은 약간 불만일듯 싶다.
또한 용량 확장이 거의 불가능하고 노드 호환이나 외장 스토리지 사용에 제약이 많다는 점도 구입에 앞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똑같은 Avid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Avid Interplay와 호환이 안된다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Avid 曰 “싼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라고 하는 것 같다…
이렇게 대충의 전시회 참관기를 남겨보았다. 불과 며칠전임에도 불구하고 생각이 잘 나지않는 부분도 있었고,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완전하지도 않고 한계가 있는 단편적인 지식이라 잘못 이해하는 부분도 많을테지만… 돈을 받고 쓴 참관기도 아니니 좀 틀렸다고 한들 누가 뭐랄 수 있겠는가…? ^^
이제 나이가 들면서 전시회에 쫓아다니는게 체력이 딸리는 일이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늘 처음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