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레이 MG104 vs 로지텍 C920 [웹캠 비교]
2020년 6월 15일, DVNEST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2020년 6월 현재, 아마 가장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제품은 바로 온라인 미팅과 온라인 강의를 위한 USB 웹캠일 것이다.
사실 지난 수년동안 웹캠 시장은 유튜버와 같은 1인 방송을 기반으로 발전해왔다. 개인용 유튜버들이 방송을 시작하기에는 이보다 더 간편한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지텍을 제외하면 지난 수 년 동안 이렇다할 신제품을 출시한 업체가 거의 없을 정도로 웹캠 시장은 고인물이 되어버린것이 현실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 ‘돈이 안되니까‘.
로지텍이 가진 거대한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가격과 성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하는데, 후발주자들에게는 로지텍의 브랜드 파워와 축적된 데이터가 쉽게 넘을 수 없는 장벽이 되었던 것이다.
무조건 가격으로 승부를 보자니 마진이 없고, 그렇다고 성능을 높이자니 로지텍과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모순이 있었다.
이런 중에 출시된 민레이의 MG104라는 웹캠은 그런점에서 보자면 이전 경쟁자들과 비슷하면서도 다른면이 있다.
일단 Minrray가 중국 회사이기 때문에 중국에서 제조한 제품은 맞다. (그렇게 따지자면 스위스에 본사가 있는 로지텍도 ‘Made in china’임)
그런데 Minrray라는 회사는 애초에 고화질 PTZ 카메라를 만드는 회사이다. 그말은 카메라라는 기본기가 탄탄하게 갖춰져 있다는 말이다. (이미 Minrray의 PTZ 카메라는 뛰어난 가성비로 시장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MG104는 그렇게 놓고 봤을때 웹캠으로 시작한 제품이라기 보다는 ‘일반 카메라를 웹캠으로 동작시킨’ 제품에 가깝다. (이렇게 생각한 이유는 뒤에서 다시 다루게 될 것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로지텍의 웹캠은 시장에서 더 이상 구하기가 힘든 상황이 되어버렸다. 게다가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다른 저가형 제품들은 이미 출시된지 수년이 지난 구형 모델들이 대부분이다. 우리에겐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어 보인다…
로지텍 제품은 연일 품절… 구하고 싶어도 살 수가 없다
2020년 과감하게 웹캠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MG104와 이미 국민 웹캠이 되어버린 로지텍의 c920을 비교해 보기로 하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떤 부분은 이미 예상했던 그대로였고, 또 어떤 부분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렇다할 결론을 쉽게 내리기 힘든 테스트였다.
사이즈
MG104의 스펙은 102 x 46 x 30 mm이다. 결코 크지도 작지도 않은 사이즈인데, 로지텍 C920 옆에 가져다 놓으니 유지원생과 초등학생 정도의 차이가 나보였다.
두 가지 제품 모두 전방 지향성 듀얼 마이크에 음질도 큰 차이가 나지 않아 보였다.
디자인적인 요소를 말하기가 힘든 것이 MG104의 디자인은 로지텍 Brio 4K Pro와 너무 닮아있기 때문에 마치 둘 다 한 회사에서 디자인 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둘 다 무난한 디자인을 보이고 있다.
부가적인 설명이지만 MG104는 자사의 4K 컨퍼런스 카메라에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렌즈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해상력
MG104와 c920은 모두 1080p를 지원하는 FHD 제품이다. 따라서 동일한 스펙을 가진 하드웨어이기 때문에 테스트 결과가 동일하게 나와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실제로 그런 결과나 나오는지 매우 궁금했다. 정확히는 MG104라는 신제품이 로지텍이라는 기존의 챔피언과 경쟁할 수 있을지가 더 관심이었다.
모든 테스트는 동일한 조건을 맞추기 위해 윈도우10 기본 카메라 어플을 사용했으며, 대부분의 기능은 자동으로 설정한채 진행하였다. 별도의 보정이 들어가있지 않은 화면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테스트임을 강조한다.
동일한 환경에서 해상도 챠트를 가지고 테스트를 진행했다
MG104 해상력 테스트 결과
클릭하면 원본으로 볼 수 있습니다.
c920 해상력 테스트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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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가지 제품 모두 센터 해상력은 우수한 편이다.
하지만 주변부로 갈수록 c920은 선명도를 잃어버리는 현상을 보여준다. 이는 제품의 뽑기 운이 나빠서가 아니라 이후에 설명하겠지만, 철저하게 c920의 기본 특징 때문이다.
c920은 어디까지나 ‘유튜버를 예쁘게‘ 보이게 하기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다보니 센터의 포커스를 강하게 잡고 주변부는 흐리게하여 강제 아웃포커싱 효과를 내는 것으로 추측된다.
반면 MG104는 화면 전반에 걸쳐 고른 해상도를 보여준다. 이런 식의 이미지는 표준 카메라 (방송을 위한)에서 워낙 많이 보던 것이라 이렇다할 장점이라고 할수도 없다. 1920 x 1080 해상도가 그냥 다 잘 나온다. 렌즈 왜곡이 일어나거나 화면이 뭉개지는 현상도 발생하지 않는다. 딱, 그냥 표준 FHD 카메라이다.
이게 별것 아닌것 같아도 카메라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몇만원짜리 저가형 웹캠들은 워낙 싸구려 품질의 렌즈를 사용하기 때문에 제품마다 천차만별의 화질을 보여준다.
최소한 MG104는 제대로 만들어진 HD 카메라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색재현력
색상에 대한 부분은 조금 민감한 영역이기 때문에 깊게 파고 들어가자면 한도끝도 없다.
하지만 이번에 테스트하는 카메라들은 무려 웹캠이다. DSLR도 아니고 시네마 카메라도 아니고, 방송용 ENG도 아니다. 그냥 간단하게 USB로 영상을 전송하는 웹캠에서 색재현력을 따지는 것 자체가 오버라 할만한 요소이다.
그래도 테스트는 해야겠기에 대충 컬라 챠트를 뽑아서 간이 테스트를 진행하였다.
결과는 놀라왔다…
대충 출력한 색상 챠트를 가지고 테스트를 진행하였다.
MG104 색재현력 테스트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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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920 색재현력 테스트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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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104는 스마트폰 카메라(애플 아이폰 Xr)의 색상과 거의 동일하게 원본의 색감이 나왔다.
이것 역시 당연하게도 이렇게 나오는 것이 정상이라 별다른 이상을 느끼지 못했는데, c920의 색감을 본 후 이 두가지 카메라가 전혀 다른 지점을 지향하고 있다는것을 깨달았다.
c920의 색감을 보면 다른 색상에 비해 유독 노란색과 주황색, 녹색 영역이 색이 빠진 느낌으로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3가지 색 영역은 바로 사람의 피부 톤을 결정하는 요소이다.
다시 말하면 c920은 사람의 피부를 더욱 뽀얗게 나오도록 컬러가 프로그램되어 있다는 말이다.
좋게 말하면 ‘자연 뽀사시 효과가 기본 내장‘되어 있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자면 ‘카메라 색상 왜곡‘이 일어난다는 말이다.
포커싱
포커싱 테스트는 요즘 최고로 핫한 이슈인 온라인 강의에서 카메라 특징을 살펴보기 위한 테스트이다.
강사와 칠판이 함께 잡히는 경우 칠판의 글자를 확인할 수 있는가를 보려고 하는 것이다.
실제 교실에서 테스트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겠지만, 미니어쳐를 이용한 테스트만으로도 충분히 카메라의 특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강사와 칠판으로 세트를 구성한 테스트
MG104 포커싱 테스트 결과
클릭하면 원본으로 볼 수 있습니다.
c920 포커싱 테스트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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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920은 배경과 미니어쳐의 거리가 꽤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피사체와 배경이 정확하게 분리된다. 즉, 배경은 포커스가 날라가는 것이 카메라의 설계의도이다.
MG104는 그와 반대로 미니어쳐와 배경 모두 포커스가 제대로 잡혀있을 뿐만 아니라 배경의 글자까지도 정확하게 읽을 수 있는 선명도를 보여준다.
만일 USB 웹캠의 목적이 온라인 강의이고 칠판의 판서가 보여야 한다면 카메라 선택은 두말할 것도 없이 MG104일 것이다.
칠판 판서는 잘 안보여도 선생님이 무조건 예쁘게 나와야 한다면 c920을 추천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가지 문제를 발견했다. c920과 MG104는 모두 80도의 화각을 가지는 제품이다. 그런데 아무리 화면을 비교해봐도 두 카메라의 앵글이 다르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화각을 비교하는 테스트를 추가적으로 진행하였다.
화각
카메라의 화각을 측정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이번 테스트는 어디까지나 ‘간이’로 하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그냥 눈에 보이는 영역을 표시한 후 직접 측정하는 다소 무식한 방법을 사용했다.
MG104 화각 테스트 결과
자로 잰듯한 80도 화각. 스펙 그대로이다.
c920 화각 테스트 결과
앗! 73도가 나왔다.
화각 테스트 결과 예상대로 MG104의 화각은 정상적인 80도가 나왔지만, c920은 약 73도 정도의 화각을 보여주었다.
처음에는 로지텍이 정상이고 MG104가 스펙보다 더 넓은 화각을 가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측정결과 MG104는 정확한 80도 화각을 보여주는 반면 c920은 스펙보다 떨어지는 73도의 화각을 보여주고 있었다.
왜 해외에서 MG104가 더 넓은 화각과 뛰어난 화질을 보여준다고 말하는지 이해가 되는 대목이었다.
결론
이번 간이 테스트만 가지고 어느것이 좋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상황에 따라서는 내가 언제나 좀 예쁘게 나오는 카메라가 선호되기도 할 것이고 또 어떤 경우에는 정확한 색상과 포커스가 필요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카메라의 기본기를 위주로 결론을 내리자면 MG104의 압승이다. 원본에 가까운 색상과 정확한 포커스 표현, 스펙 그대로의 하드웨어 기능만 봐도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장비임이 증명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920과 같은 ‘1인 유튜버를 위한 웹캠’ 시장이 존재하며, 그것은 일반 카메라의 요구사항과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테스트였다. 어차피 후반 작업을 거칠것도 아니고 실시간으로 예쁜 모습을 내보내는 목적이라면 c920이 더 적합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 온라인 강의를 위한 카메라를 지금 시점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MG104가 제대로된 대안이 될 것이다. 선생님이 아무리 예쁘게 보인다고 한들 칠판 글자가 안보이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탄탄한 하드웨어 성능과 함께 MG104는 2년의 워런티가 적용된다는 점도 구매시 매력적인 부분으로 다가오는 점이다.
같은듯 다른 성능을 가진 두 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