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작업이라는 것이 워낙 많은 변수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때때로 우리의 멘탈을 붕괴(?)하게 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특히 다양한 오디오 소스를 사용하여 제작을 하는 이들이라면 수많은 오디오 전송 규격으로 인한 곤란한 경험을 한번쯤은 해보았으리라 생각한다.
비디오 규격은 어차피 해상도와 프레임 레이트, 압축율이라는 형식으로 묶여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한가지 작업 환경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는 SDI로 보낼 것이냐, HDMI로 보낼 것이냐 정도밖에 없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아날로그 비디오로 4K UHD를 전송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저가형 비디오 장비에 광전송을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우리가 작업하는 환경이 HD인지, 4K 인지, 인터넷 방송인지만 결정되면 나머지는 큰 변수 없이 진행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오디오의 경우는 좀 다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비디오는 4K UHD이지만 오디오는 아날로그 스테레오를 사용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가 방송 제작 환경에서 고려해야 할 오디오의 종류는 ‘아날로그 밸런스드’, ‘아날로그 언밸런스드’, ‘AES/EBU’, ‘내장 SDI’, ‘내장 HDMI’, ‘S/PDIF’, ‘IP 오디오(DANTE)’ 등이 있다. 문제는 이 모든 규격들이 비디오 해상도와 별개로 사용이 된다는 것이다. 즉 UHD 비디오에 아날로그 오디오를 사용할 수도 있고, HD 비디오에서 AES/EBU 디지털 오디오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경우에 따라 서로 다른 오디오 인터페이스들을 상호 변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문제는 워낙 많은 변수를 가지다 보니 각각에 맞은 실시간 컨버터들을 모두 갖추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다양한 비디오/오디오 컨버터들
하지만 여기 대부분의 경우를 만족시킬 수 있는 편리한 솔루션이 하나 있다.
만일 여러분이 UHD 레코딩을 위해 Ki Pro Ultra를 보유하고 있다면 별도의 부가장비 없이 다양한 오디오 소스들을 변환할 수 있는 다기능 오디오 컨버터를 이미 소유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바로 Ki Pro Ultra 자체가 다양한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상호 변환 할 수 있는 다기능 컨버팅 능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Ki Pro Ultra는 HD는 물론 UHD와 4K까지 지원하는 멀티 포맷 레코더 겸 플레이어이다. 대부분의 레코더들이 특정 오디오 포맷만을 지원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Ki Pro Ultra는 현존하는 방송용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모두 지원하여 제작의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Ki Pro Ultra는 입력 비디오와 오디오 소스는 선택할 수 있지만 출력을 별도로 선택하는 옵션이 없다. 즉, 모든 출력 단자는 비디오이건, 오디오이건 모두 동작을 한다는 말이다.
Ki Pro Ultra의 오디오는 항상 모든 출력이 활성화되어 동작한다
이런 특성들을 잘 활용하면 상황에 따라 Ki Pro Ultra를 아주 유용한 오디오 인터페이스 컨버터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오디오 소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모든 출력은 동시에 작동한다
Ki Pro Ultra는 기본적으로 내장 SDI와 내장 HDMI 오디오 입력을 지원한다. 아날로그 밸런스드 오디오 입력이나 AES/EBU 입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DB-25 포트 규격의 외부 오디오 케이블을 연결해야 하는데, TASCAM의 표준 포트 구성을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기존의 규격품과 호환성을 가지고 있다.
(밑에 사진과 그림은 아날로그 입력포트 이다)
아날로그 입력 포트
보통 아날로그 입력은 XLR (M) 단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Ki Pro Ultra는 총 8채널의 오디오 입력을 지원한다.
DB-25 포트를 통해 아날로그 밸런스드 및 AES/EBU 오디오 입력이 가능하다
아날로그 오디오 입력을 위한 DB-25 포트 케이블
(밑에 사진과 그림은 아날로그 출력포트 이다)
아날로그 출력 포트
아날로그 출력은 XLR (F) 단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입력과 마찬가지로 8채널을 지원한다. 오디오 출력은 아날로그나 디지털을 포함하여 2 / 4 / 8 채널을 선택할 수 있으며 입력 채널 매핑을 지원한다.
아날로그 오디오 출력을 위한 DB-25 포트 케이블
(밑에 사진과 그림은 AES/EBU 입출력 포트이다)
AES/EBU 입출력 포트
디지털 오디오 규격인 AES/EBU는 하나의 DB-25 포트를 통해 각 16채널씩의 AES/EBU 입력과 출력을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AES/EBU의 경우 4개의 입력 채널을 위한 단자와 4개의 출력 채널을 위한 단자가 제공되며 각 케이블 1개 당 4채널이 할당되기 때문에 최대 16개의 입력과 16개의 출력을 사용할 수 있다.
컨버팅 테스트
실제 테스트는 아주 단순한 구성으로 진행되었는데, 내장 SDI 오디오, 아날로그 오디오, AES/EBU 오디오를 순차적으로 입력하면서 4채널씩의 오디오 입력이 모든 오디오 출력 단자로 정상 출력되는지 체크하는 워크 플로우를 구성하였다.
오디오의 입력과 출력을 체크하기 위해 NewTek사의 TriCaster 8000을 파트너 장비로 사용하여 오디오 라우팅과 레벨미터, 변환 과정을 추적하기로 했다.
아날로그 입력, 아날로그 출력, AES/EBU 입출력, 내장 SDI, HDMI를 모두 테스트하기 위한 구성
AES/EBU의 경우 TriCaster는 BNC 단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Ki Pro Ultra의 AES/EBU 규격인 XLR을 BNC로 변경하는 젠더를 사용하여 변환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물론 디지털 규격이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음질 열화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럴 경우 젠더의 연결부에 접촉불량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작업에서는 전용 케이블을 제작하여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TriCaster에서 오디오를 강제로 4채널로 분할 라우팅하여 AES/EBU로 출력하였다. 각 채널별로 스테레오 출력이 정상적으로 나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입력된 AES/EBU 디지털 오디오를 Ki Pro를 통해 내장 SDI와 아날로그 오디오로 출력되는지를 확인해 보기로 했다.
Ki Pro Ultra를 통해 오디오 변환을 진행
SDI 전용 모니터를 통해 내장 SDI 오디오가 4채널로 정상 변환되는지 체크를 했으며 결과는 당연히 모든 채널이 정상적으로 출력되었다.
오디오 변환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고 정상적으로 출력되었다
오디오 컨버팅만을 위해 Ki Pro Ultra를 구입하는 경우는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레코딩과 플레이를 하지 않는 상태에서도 Ki Pro Ultra를 실시간 오디오 및 비디오 컨버터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날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오디오 인터페이스 변환을 이렇게 간단하게 구현할 수도 있다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는 것에서 이번 테스트의 큰 의의를 찾을 수 있을 듯 하다.